고혈압약은 내과에서, 관절염약은 정형외과에서, 수면제는 신경과에서 따로 처방받아 드시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여러 병원을 다니다 보면 의사끼리 서로 어떤 약을 처방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위험한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런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병원과 약국에 갖춰두고 있고, 일반 국민도 본인이나 가족이 먹는 약의 조합이 안전한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DUR이 정확히 무엇을 걸러주는지, 여러 병원을 이용할 때 놓치기 쉬운 함정은 무엇인지, 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당뇨, 관절염, 불면증 등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여러 병원에서 각각 약을 처방받는 일이 흔해집니다. 문제는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처방정보가 서로 공유되지 않아, 의사와 약사마다 같은 성분의 의약품을 중복 처방하거나 함께 먹으면 위험한 조합을 그대로 처방해 환자가 약물 부작용 등의 사고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Drug Utilization Review)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약물사용 점검 서비스로,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조제할 때 의사 및 약사에게 병용금기 등 의약품 안전성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약물이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서비스는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연령대에 따라 먹으면 안 되는 약, 임부가 먹으면 안 되는 약 등의 정보를 의사와 약사가 처방·조제할 때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DUR은 처방전 간 점검을 통해 병용금기 의약품, 동일 투여 경로의 동일 성분 중복의약품, 효능군 중복의약품을 확인합니다. 여기에 더해 특정 연령대에 투여하면 안 되는 연령금기 의약품, 임부에게 투여하면 안 되는 임부금기 의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속보로 급여나 사용이 중지된 의약품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합니다.
| 점검 항목 | 내용 |
|---|---|
| 병용금기 의약품 | 함께 복용하면 위험한 약물 조합 |
| 동일성분 중복의약품 | 다른 이름이지만 성분이 같은 약을 중복 처방받는 경우 |
| 효능군 중복의약품 | 같은 효능을 가진 약을 여러 병원에서 각각 처방받는 경우 |
| 연령금기·임부금기 의약품 | 특정 연령대나 임신부에게 투여하면 안 되는 약 |
DUR 시스템은 병용금기, 연령금기, 임부금기 항목과 함께 ‘노인주의 의약품’이라는 별도 카테고리를 운영합니다. 고령자는 신체 기능 저하로 약물 대사와 배설 능력이 젊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약이라도 고령자에게는 특히 신중하게 처방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처방받으신 약 중 이 노인주의 의약품에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왜 이 약이 필요한지, 대체할 수 있는 약은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는 처방 단계에서 환자의 처방(의약품)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전송합니다. 심사평가원은 환자의 투약이력 및 DUR 기준과 비교해 문제되는 의약품이 있으면 의사의 컴퓨터 화면에 0.5초 이내로 경고 메시지를 띄워줍니다. 약사도 조제 단계에서 동일한 점검 과정을 거치며, 경고 메시지가 있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처방 의사에게 변경 여부를 확인한 뒤 조제를 진행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 병원과 약국에 방문해 조제받은 최근 1년간의 의약품 투약내역과 개인별 의약품 알러지·부작용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C에서는 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모바일에서는 ‘건강정보’ 또는 ‘건강e음’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채널을 추가하고 인증 로그인을 하면 본인 인증 절차가 기존 7단계에서 1단계로 크게 줄어 훨씬 간편해졌습니다.
| 이용 방법 | 경로 |
|---|---|
| PC | 심사평가원 홈페이지 접속 후 [내가 먹는 약! 한눈에] 클릭 |
| 모바일 앱 | ‘건강정보’ 또는 ‘건강e음’ 앱 설치 후 이용 |
| 카카오톡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채널 추가 후 인증 로그인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DUR 국민체험관’ 서비스를 통해, 일반 국민이 현재 복용하고 있는 모든 의약품을 직접 입력하면 의약품 간 금기나 성분 중복 등 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회 가능한 약품 수는 최대 100개까지이며, 다만 허가가 취소되거나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약품은 검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DUR은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신생아나 행려환자, 보장시설 입소자, 무호적자처럼 특정 조건에서는 처방전 간 점검이 제외되는 예외도 있고, 수진자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의사와 약사가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조제할 때 DUR을 통해 환자의 복용 정보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2026년 12월부터 전면 시행합니다. 이는 2025년 12월 공포된 의료법 개정안에 근거한 것으로, 최근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처방건수가 급증하면서 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부모님이 수면제나 진통제 계열의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고 계시다면, 이 제도 시행 이후 병용 확인이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76세 아버지가 내과에서 고혈압약, 정형외과에서 관절염약, 신경과에서 수면제를 각각 처방받아 복용 중이며, 최근 어지럼증이 심해져 자녀가 약물 조합을 점검해 보려는 상황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단계 | 내용 |
|---|---|
| 1단계 | 심사평가원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에서 최근 1년간 투약 이력 통합 조회 |
| 2단계 | 세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의 성분명을 모두 확인해 정리 |
| 3단계 | DUR 국민체험관에 확인된 약품명을 모두 입력해 병용금기·중복 여부 점검 |
| 4단계 | 노인주의 의약품에 해당하는 약이 있는지 확인 |
| 5단계 | 문제가 확인되면 처방한 병원에 다시 방문해 조합 조정 상담 |
이렇게 확인한 결과, 만약 수면제와 특정 진통제 성분이 함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조합으로 확인된다면, 담당 의사와 상담해 처방을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병원을 오가시는 부모님이라면, 이런 점검을 정기적으로 해 보시는 것이 안전한 복약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Q1.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한약도 DUR로 확인할 수 있나요?
DUR은 주로 양방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처방·조제되는 의약품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한약재나 한방 처방은 DUR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양약과 한약을 함께 복용하고 계시다면 한의사와 양방 의사 양쪽 모두에게 복용 중인 약을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도 DUR로 확인이 되나요?
일반적으로 DUR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점검하며, 건강기능식품까지 포함해 자동으로 점검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특정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 중인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있다면 병원과 약국에 별도로 말씀해 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DUR 경고가 떴는데도 약사가 그냥 조제해 준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사가 임상적 필요에 따라 예외사유를 기재하고 처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걱정되신다면 조제받은 약국이나 처방한 병원에 직접 문의해, 왜 그 조합이 필요했는지 설명을 들어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여러 병원을 오가며 약을 처방받는 부모님이라면, DUR이라는 안전망이 병원과 약국 시스템 안에서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시되, 여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로 최근 1년간의 투약 이력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DUR 국민체험관에서 직접 약품을 입력해 병용금기 여부를 점검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할 때마다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을 빠짐없이 알려드리는 습관이,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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